전체 글15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5화: 정면돌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고백 JS 패션 1층 로비는 몰려든 취재진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단상을 향해 일제히 셔터를 눌러댔고, 생중계용 조명은 눈이 시릴 정도로 밝았다. 잠시 후, 감색 수트를 빈틈없이 차려입은 서준이 단상 위로 올라왔다. 그의 표정은 비장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안녕하십니까. JS 패션 사장 강서준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최근 저와 관련된 소문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서준의 첫마디에 장내에 정적이 흘렀다. 같은 시각, 서울의 한 한적한 버스 정류장. 다은은 짐가방을 발치에 둔 채 편의점 앞 TV에서 흘러나오는 서준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창신동 골목길에서의 사진, 맞습니다. 제가 이다은 씨를 안았고, 제가 먼저 마음을 표현했.. 2026. 5. 12.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4화: 폭풍의 아침, 그리고 이별의 예감 어제의 빗소리는 감미로운 배경음악이었지만, 오늘 아침 다은의 귓가를 때리는 것은 차가운 현실의 소음이었다. 출근길 지하철 안, 사람들의 시선이 평소와 달랐다. 다은은 의아한 마음에 휴대폰을 켰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린 사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단독] JS 패션 황태자 강서준, 신입사원과 골목길 밀회… ‘리-본’ 프로젝트는 특혜였나?창신동의 낡은 작업실 앞, 비를 맞으며 서로를 안고 있던 서준과 다은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사진 속의 분위기는 더없이 애틋했지만, 기사는 두 사람의 관계를 ‘부적절한 로맨스’와 ‘인사 특혜’로 몰아가고 있었다.회사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다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이다은 씨! 사장님과.. 2026. 5. 12.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3화: 빗물 섞인 라떼, 그리고 진심의 온도 창신동의 가파른 골목길은 서울의 화려한 빌딩 숲과는 전혀 다른 시간을 살고 있었다. 낡은 미싱 돌아가는 소리가 골목을 채우고, 오토바이들이 좁은 길을 분주하게 오가는 이곳은 JS 패션의 화려한 옷들이 태어나는 진짜 고향이었다."사장님, 아니 서준 씨. 정말 여기서 팝업을 열어도 괜찮을까요?"다은은 낡은 한옥을 개조한 작은 작업실을 둘러보며 물었다. 서준은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페인트칠을 돕다가 웃으며 대답했다."백화점의 화려한 조명보다, 이 옷이 만들어진 땀방울이 맺힌 곳이 '리-본'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겁니다. 다은 씨가 말했잖아요. 패션은 위로이자 용기라고. 우리는 여기서 사람들에게 진심을 전달할 거예요."서준의 형들이 백화점에서 수억 원을 들여 화려한 팝업 스토어를 준비하는 동안, 다은과 마.. 2026. 5. 7.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2화: 축제의 밤, 그리고 다가오는 파도 런칭쇼가 끝난 다음 날, 대한민국 패션계의 헤드라인은 온통 'JS 패션'과 '런웨이 위의 신입사원'으로 도배되었다. '리-본(Re-Born)' 라인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서버를 다운시켰고, 다은이 입었던 리넨 실크 자켓은 순식간에 완판을 기록했다."다은 씨! 아니, 이제 우리 팀의 마스코트라고 불러야 하나?"지수 과장이 들뜬 목소리로 신문을 흔들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냉담했던 동료들이 이제는 앞다투어 다은에게 커피를 건네며 말을 걸었다. 다은은 얼떨떨하면서도 벅차오르는 기분을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기다리는 반응은 따로 있었다.징—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옥상 정원으로 올 수 있습니까? 5분 뒤에.] 서준의 문자였다.다은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옥상으로 향.. 2026. 5. 7.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1화: 비어버린 런웨이, 뜻밖의 모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거대한 곡선 아래, JS 패션의 '리-본(Re-Born)' 라인 런칭쇼가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과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흐르고, 패션계의 거물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투어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백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뭐라고요? 메인 모델이 아직 도착을 안 했다니요?"다은의 목소리가 절망적으로 떨렸다. 쇼의 피날레를 장식할 메인 의상인 '동대문 리넨 실크 자켓'을 입기로 한 톱모델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병원에 이송되었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사고 지점은 유채영 실장이 추천했던 메이크업 샵 근처였다."이건 사고가 아니야. 누군가 의도적으로 길을 막은 거라고!"지수 과장이 분노했지만, 지금 당장 모델을 구할 방법은 없었다. 런웨이 입구에서 팔짱을 낀 채 서 .. 2026. 5. 7.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0화: 회장님의 호출, 그리고 정면 돌파 JS 패션의 심장부인 20층 회장실. 두꺼운 마호가니 문이 열리자,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다은을 덮쳤다. 그곳엔 JS 패션의 창업주이자 서준의 아버지, 강 회장이 매서운 눈빛으로 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는 어제 동대문 골목에서 다정하게 원단을 들고 걷던 다은과 서준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자네가 이다은인가?”강 회장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방 안을 가득 채울 만큼 위엄이 있었다. 다은은 마른침을 삼키며 허리를 숙였다.“네, 마케팅팀 신입사원 이다은입니다.”“신입사원이 사장과 밤거리를 쏘다니며 사진이 찍히다니. 덕분에 우리 홍보팀이 아침부터 아주 바쁘더군. 패션 회사는 이미지가 생명인데, 자네가 내 아들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비수 같은 말들이 다은의 가슴을 찔렀다. 다은.. 2026. 5. 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