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43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9화: 결혼 준비는 프로젝트보다 어렵다?! "네! 좋아요, 서준 씨. 당신과 함께라면 평생 어떤 런웨이라도 걸을게요."다은의 눈물 섞인 대답과 함께 파티장에는 축포가 터졌고, 전 세계 패션계 인사들의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서준은 다은의 손가락에 목련 반지를 끼워주며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로 만들어 주겠노라 다짐했다.하지만 감동적인 프로포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두 사람 앞에는 '결혼 준비'라는 인생 최대의 난공불락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었다."서준아, 예식장은 당연히 가문의 전통대로 신라호텔 영빈관으로 해야지. 하객만 최소 천 명은 올 텐데." 큰형 서진은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난 뒤, 어떻게든 동생의 결혼식을 화려하게 꾸며 가문의 위세를 과시하려 했다.반면 다은의 생각은 달랐다. "서준 씨, 저는 화려한 호텔보다 우리가 처음.. 2026. 6. 1.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8화: 다시 태어난 계절, 새로운 이름으로 폭풍이 휩쓸고 간 JS 패션의 아침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공기로 가득했다. 로비를 지날 때마다 들려오던 수군거림은 이제 존경과 선망이 담긴 인사로 바뀌어 있었다. 다은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보며 미소 지었다. 컵홀더에는 서준의 정갈한 글씨로 ‘오늘도 고생해요, 나의 디렉터’라고 적혀 있었다.이사회의 결정은 파격적이었다. 유채영 실장은 조작 및 명예훼손으로 해임되었고, 그녀가 맡았던 신규 브랜드 총괄 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강 회장은 그 자리에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마케팅팀 신입사원 이다은을 ‘리-본(Re-Born)’ 라인의 메인 디렉터로 임명한다.”입사 몇 달 만에 팀원에서 디렉터로, 그야말로 ‘라떼 신입’의 화려한 비상이었다. 다은은 사령장을 손에 쥐고도 믿기지 않는 .. 2026. 5. 14.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7화: 시간이 새긴 증거,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 다은의 고향 집은 나지막한 산 아래 자리 잡은 작은 한옥이었다. 마당 한구석에 핀 목련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고, 서울의 소음 대신 정겨운 풀벌레 소리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서준은 낯선 풍경을 찬찬히 둘러보며 다은이 자라온 흔적을 눈에 담았다."여기가 제가 꿈을 키우던 곳이에요. 사장님을 모시기엔 너무 허름하죠?""아니요. 아주 따뜻한 곳이네요. 다은 씨가 왜 그런 다정한 디자인을 하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다은은 서둘러 안방 다락방을 뒤졌다. 먼지 쌓인 상자들 사이에서 낡은 비단보에 싸인 물건 하나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것은 그녀의 할머니가 평생을 기록해온 자수 일기장과 낡은 손수건들이었다."찾았어요! 여기 보세요, 서준 씨."빛바랜 종이 위에는 다은이 '리-본' 프로젝트에서 선보였던 독특한 자.. 2026. 5. 14.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6화: 진실의 프레임, 엇갈린 공격 서준의 파격적인 기자회견은 세상을 뒤흔들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다음 날 아침, JS 패션 사옥 앞은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들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준의 형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강 사장, 제정신인가? 회사 가치를 지키겠다고 공언하더니, 결국 사적인 감정으로 브랜드를 진흙탕에 처박았어.”강서진 전무의 서슬 퍼런 공격에도 서준은 꼿꼿했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 유채영 실장이 이사회장에 난입하듯 들어와 서류 뭉치를 던진 것이다.“이게 다입니까? 강 사장님이 지키려던 그 ‘진심’이라는 게 사실은 ‘도둑질’이었다면요?”서류에는 다은이 기획한 ‘리-본’ 라인의 초기 스케치와 해외 무명 디자이너의 과거 포트폴리오가 나란히 비교되어 있었다. 자수.. 2026. 5. 12.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5화: 정면돌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고백 JS 패션 1층 로비는 몰려든 취재진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단상을 향해 일제히 셔터를 눌러댔고, 생중계용 조명은 눈이 시릴 정도로 밝았다. 잠시 후, 감색 수트를 빈틈없이 차려입은 서준이 단상 위로 올라왔다. 그의 표정은 비장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안녕하십니까. JS 패션 사장 강서준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최근 저와 관련된 소문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서준의 첫마디에 장내에 정적이 흘렀다. 같은 시각, 서울의 한 한적한 버스 정류장. 다은은 짐가방을 발치에 둔 채 편의점 앞 TV에서 흘러나오는 서준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창신동 골목길에서의 사진, 맞습니다. 제가 이다은 씨를 안았고, 제가 먼저 마음을 표현했.. 2026. 5. 12. [단편소설] 런웨이 위의 라떼 - 제14화: 폭풍의 아침, 그리고 이별의 예감 어제의 빗소리는 감미로운 배경음악이었지만, 오늘 아침 다은의 귓가를 때리는 것은 차가운 현실의 소음이었다. 출근길 지하철 안, 사람들의 시선이 평소와 달랐다. 다은은 의아한 마음에 휴대폰을 켰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린 사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단독] JS 패션 황태자 강서준, 신입사원과 골목길 밀회… ‘리-본’ 프로젝트는 특혜였나?창신동의 낡은 작업실 앞, 비를 맞으며 서로를 안고 있던 서준과 다은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사진 속의 분위기는 더없이 애틋했지만, 기사는 두 사람의 관계를 ‘부적절한 로맨스’와 ‘인사 특혜’로 몰아가고 있었다.회사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다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이다은 씨! 사장님과.. 2026. 5. 1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